kisihi.com/2024에 기록된 기시히의 2024기록은 가짜 2024년 입니다! 이 페이지가 진짜 제가 기억하는 2024년 입니다. 올 한해를 떠올리면 언제 어떻게 아팠고, 무슨 병원을 갔고, 무슨 약을 용량 몇으로 먹었는지밖에 기억나지 않습니다. 기시히의 2024년 기록은 저도 갤러리의 이미지 보고 '아! 이때 이랬지!'하고 적어넣었습니다. 

 이 기록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병을 앓고 주변인들을 보니 저의 전조증상처럼 자다가 여러번 깨는 사람도, 과로로 눈이 떨리는 사람들도, 충분하게 자지않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물론 이런 증상들이 다 저처럼 자율신경 불균형이 오는건 아니겠지만 병이라는게 예고하고 오는 것이 아니니까요. 영상을 찍어서 전달해볼까 고민했는데 글로적는게 더 빠르고 간편하기도하고 제대로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겠다 싶어서 글로 적습니다. 

 진짜 저의 2024년입니다. 긴데 안읽으셔도됩니다. 다만 여기까지 누르신분들은 저의 신신당부만 보고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잠은 정말 중요합니다. 혹시나 자는게 어렵거나 자다가 자주깨면 문제가 있는 것이니 건강에 조금 더 관심가져주세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8시간 숙면을 강추! 강추!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출근때문에 7시에 일어나셔야한다고요? 11시에 자면 됩니다. 집와서 씻고 밥먹으면 8시인데 언제 노냐고요? 조금 덜 놀면 됩니다. 억울하더라도 그렇게 해야만 합니다. 커피없이도 맑은 정신으로 살 수 있게 됩니다. 주말에도 수면시간을 똑같이 맞춰보세요. 



왼쪽 발등 골절과 오른쪽 발목 활액낭염과 목디스크와 자율신경불균형으로 잠못이루는 나날과 검사에선 안나오는 알 수 없는 알러지와 심한 눈부심과 비만으로 고생

1월 1일

점심에 베이글 먹으려고 반죽하는데 (뒤늦게 생각해보니 반죽을 아침에 일어나서 하면 안됐지만) 물 넣어야해서 브리타 들고 옮기다가 손에 힘빠져서 발등에 떨어뜨렸는데 너무 아파서 1월 1일부터 응급실을 갔다. 응급실 엑스레이상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않으나 압통이 있으니 큰병원 가보라고 했고 큰병원가서 엑스레이 다시 찍으니 쇄기뼈가 조금 골절되어서 2주동안 또 반깁스로 지냈다. 9월부터 계속 재활병원을 다니고 있었는데 발등이 부러져서 재활예약을 몽땅 취소했다. 돈 시간 다 들여서 재활 기껏 해놨는데..! 

1월 11일

왼쪽 발 쐐기뼈 골절때문에 큰 정형외과 다니는 김에 23년 여름부터 재봉틀 밟을 때마다 아팠던 오른쪽 발목 mrI를 찍었다. 23년에 왼쪽 발목을 수술한 병원에서 오른쪽 발목이 초음파상으론 문제없다고 했는데 MRI찍으니 활액낭염이라는 병명이 나왔다. 낫는 방법은 쉬는 것 뿐이고 너무 심하면 주사로 염증을 제거하는 방법도 있다고 주사맞고가라는거 무서워서 거절하고 집으로...



1월 28일

퇴근하려고 내려가는데 마지막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서 그대로 무릎꿇으면서 문 손잡이 잡아서 얼굴은 지켰지만 무릎에 진짜 시퍼렇고 큰 멍이 들었다. 놀라운 1월..!



2월 8일 - 본격적으로 아프기 시작!

1월에 연달아 생긴 악조건 속에서도 일을 쳐내고 있을 때였다. 2018년에 겪었던것과 똑같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로감에 시달리게 되었다. 로얄젤리도 먹고, 홍삼도 먹고 잠도 12시간 또는 그 이상 잤는데도 너무 피곤했다. 증상이 심해지면 몸에 작은 멍들이 생겼다. 술을 너무 많이마셔서 드디어 간이 고장났나 싶어 집근처 인구 보건복지협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피검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피검사를 했는데 아주 정상이었다. 그냥 조금 과로했는가보다 하고 넘겼다. 이 이후에도 여전히 자주 야근하고 자주 주말에 출근. 그리고 이때부터 밤에 잘 때마다 발가락 관절이 아프거나, 밤이되면 왼쪽 검지가 굳어서 움직일 수 없다든가,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



3월 11일 - 목디스크로 결국 병원

2월부터 왼쪽 어깨가 밤마다 땡기고 아프기 시작했다. 운동을 하도 안해서 근육이 아닌 인대를 많이 써서 아픈줄만 알았다. 운동을 해도 해결되지 않았고 결국 고개를 왼쪽으로 살짝 꺾은 상태에서 못움직이는 지경까지 되자 정형외과를 갔는데 mri찍자고 하길래 다니던 재활의학과를 다시 가서 재활을 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mri찍어도 수술할거아니면 소용이없으니까. 재활하니까 조금 낫긴했지만 매일 밤마다 어깨가 너무 아팠다. 



4월 5일 - 갑상선 전문병원에서 피검사와 소변검사와 갑상선 초음파

(1) 땅으로 꺼질듯한 피로감 (2) 집중력 저하 (3) 심할 땐 차만 타도 피곤해서 쓰러질 것 같음 (4) 왼쪽 검지 중지 관절 뻣뻣함 있음 (5) 매일 자다가 한 번 이상 깨서 화장실 감 (6) 생리 불규칙 (7) 계속 추움 (8) 식욕은 부진하나 체중은 증가 (9) 피곤할수록 관절통 더 심해짐 이라고 메모하고 원래 다니던 갑상선 전문병원에 방문했다. 2018년에 갑상선에 물혹을 발견해 1년에 한 번씩은 검사를 받다가 코로나 내내 검사받지 못했는데 물혹의 크기는 다행히 줄어들었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피검사와 소변검사 모두 정상 소견을 받았다.



4월 12일 - 류마티스 내과 방문

 이때도 chat-GPT와 계속 증상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을때였다. 밤에 잠이 안왔고, 아침에 일어나면 3시간 밖에 못잔사람마냥 피곤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가 생겼따. 왼쪽 사진은 4월 12일 20시 49분에 촬영한사진인데 밤만되면 검지가 저상태에서 구부려지지 않는것이었다!


 chat-GPT가 자가면역질환검사를 해보라고해서 고르고 골라 류마티스 내과를 방문했다. (1) 23년 5월 골연골염 수술 (2) 23년 5월부터 오른손 엄지 건초염 (2) 24년 1월 발목 활액낭염 MRI로 확인 (3) 24년 2월부터 밤마다 왼손 검지와 중지 굳어서 안 오므려짐 (4) 24년 2월부터 목디스크로 어깨통증 과 함께 엄청 피곤하다고 말씀드렸고 피검사를 했다. 


 그리고 왼쪽목에 임파선염이 거의 한달째 낫지않아서 류마티스내과 갔다오는길에 이비인후과에서 임파선염 약을 처방받았다. 이때쯤부터 눈부심이 엄청 심해져서 눈을 잘 못뜨고 다녔는데, 이비인후과에서 집 오는길에 안경원에서 충동적으로 선글라스를 샀다. 


4월 17일

 이때 식욕도 하~나도 없는데다가 소화도 하~나도 안되서 굶어버렸다. 굶으니까 덜피곤해서 식단을 적기 시작했다. 17일 18일을 거의 굶고 19일 점심에 들기름메밀국수를 먹고 심장이 쿵쾅거리면서 코가막히고 호흡이 곤란해서 컨디션이 확 안좋아졌고, 음식을 예민하게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20일 점심에 쌀밥만 먹을때는 괜찮았는데 찜닭국물(간장)을 먹으니 코가 갑자기 조금 막혔고, 진짜 밀가루 알러지인지 확인하기위해 카페에가서 커피먹고 빵하나 먹었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차에서부터 집에돌아오고 한시간정도 거의 기절해서 누워있었다. 


 이때 가장슬펐던건 밀가루 알러지 때문에 더이상 라면을 못먹게 된다는 점이었다. 탄수화물을 먹으면 살이 정말 정말 잘쪄서 밀가루 음식 먹는것을 무서워해 라면을 잘 먹지 못했다. 짠걸 좋아해서 라면을 정말 좋아하고 매일 먹고싶은 음식이지만 몸에 안좋다는 생각에 일주일에 겨우 한번 먹을까 말까한 과거가 가장 후회되었다. 이때 밀가루, 간장, 가지, 김치, 치즈, 견과류 등 웬만한 음식엔 다 반응해서 외식을 못했다. 원래도 잘안하지만...


 류마티스 내과에서 전화가 왔다. 피검사 결과에서 ANA 수치가 1대 160으로 자가면역질환이 맞으니 무슨 자가면역질환인지 알아보기위해 정밀검사를 하자고 하셨다. 자가면역질환이라고 생각하니 무서웠지만 그래도 병을 찾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4월 26일

류마티스내과에서 정밀검사결과 자가면역질환이 아니고 지금 있는 관절은 재발성 류마티즘이라 소염제를 먹으며 되는데 증상이 심해지면 무조건 병원에 와야한다고 하셨다. 나의 아픔은 해결되지 않았으므로 알레르기내과로 가려고 소견서를 받아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경북대 알레르기 내과 예약을 잡았다.


4월 22일

밀가루 먹으면 알러지 반응오는건 알았는데 피부반응도 있나 해서 통밀가루, 흰밀가루를 물에 섞어서 손등에 발라봤는데 아무 반응 없었다.



4월 25일

컴퓨터앞에 10분이상 앉아있으면 목이 뻐근함은 물론이고 왼쪽 어깨가 아파서 버틸 수 없었다. 목 위에 머리가 달렸다는게 짜증날정도로 정말 많이 아팠다. 기존에 시디즈T50을 쓰고 있었는데 180cm 이상만 앉아야하는지 목받침대가 높아 목을 하나도 못받쳐준다는게 문제였다. 집과 사무실에서 쓰는 사무용의자 2대를 교체하고 목을 목받침위에 올려놓고서야 조금 더 길게 일할 수 있게 되었다.



6월 7일 - 대학병원 알레르기 감염내과

드디어 알레르기감염내과 첫진료를 봤다. 이때 카톡에 증상정리한 내용으로는 (1) 음식먹고 30~60분 후 수면유도제 먹은것마냥 극심한 피곤 (2) 어떤 음식은 식도염처럼 목이 따가우면서 비강이 꽉 막힐 정도로 붓고 호흡근이 마비된듯이 호흡이 힘듬 (3) 엉덩이나 허벅지에 두드러기 하나씩 올라올 때 있음 (4) 약간의 간지러운 (5) 간혹 손가락 관절 붓거나 뻣뻣해짐 (6) 음식먹기 전에 항히스타민제 먹으면 대부분 해결되나 음식먹고 항히스타민제 섭취시 효과 거의 없음 (7) 5년전부터 나잘스프레이로 비염 관리 잘 되었으나 23년 9월, 2번째 코로나 걸린 이후로 자기전만 되면 코가 꽉 막혀서 오트리빈 필수 (8) 또는 코가 괜찮아지면 눈이 엄청 간지러움


 의사선생님께서는 단호하게 '밀가루 알러지는 없어요'라고 하시곤 항히스타민제와 나잘스프레이와 안약을 하나 처방해주셨다. 나는 많이 아픈데 조금 짜증이 났다. 

6월 28일 - 신경과

대학병원에서 처방받은 [리노에바스텔]이라는 항히스타민제를 먹고나서 심장 두근거림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원래도 잘 못자고 자다가 자주 깼지만 약을 먹으니까 심장이 쿵쾅거려서 잘 수가 없었다. 약을 끊었는데도 심장 두근거림은 계속되었고, 직원분이 신경과를 가보라고 해서 가봤다. 일반 내과, 류마티스내과, 알레르기내과의 검사에서 모두 나를 정상이라고 했지만 나는 정상이 아니었고 더이상 갈 수 있는 병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는 내 증상과 이제껏 한 검사 횟수, 검사 종목, 옮겨다닌 과를 듣더니 바로 자율신경검사를 진행했다. 자율신경검사는 침대에 내 신체를 고정하고 받는 검사인데, 묶여있고 움직일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 엄청 불편하고 긴장되는 느낌이 계속 들었다. 숨을 고르게 쉴 수 없어서 씩씩거리며 숨을 쉬었다. 검사가 끝나고 내 진료차례를 기다리는데 살면서 겪은것 중 가장 세게 눈이 떨렸다. 이명도 조금 들렸다. 그때서야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것을 조금 깨달았다. 진료실에 들어가서 검사를 하는내내 긴장되는것처럼 가슴이 불안했고 눈이 심하게떨리고 이명까지 들렸다고 했다. 평소에 이명이 들리냐고 묻길래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명의 횟수도 늘고 점점 크게 들린다는 것을 알았다. 눈과 귀신경 추가 검사를 했지만 검사결과는 모두 정상이었다. 

 

 병원에서는 [리보트릴]이라는 약을 반알 처방해주었다. 약의 효과는 대단했다. 약을 먹자마자 1시간내로 잠에 들 수 있었고 자다가 깨지 않았다. 바로 다음날부터 아침에 눈을뜨면 '상쾌하다', '잘 잤다.'라는 생각이 들고 출근해서 일도 너무 잘 되었다. 그때서야 21년쯤부터 자다가 꼭 한번씩 깨서 화장실을가고 최근들어서는 더 자주 깬다는게 병이라는것을 알았고, 브레인포그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완벽하게 모든것이 정상이진 않았다. 하지만 잠을 옳게 잔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났다. 신경과를 좀 더 일찍 왔었어야 했다.

6월 29일

6월 28일에 이 모든 원인이 스트레스라는 것을 알았고, 낮에 스트레스 조금이라도 받으면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이 흘러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병이라는 것을 깨닫고 갤럭시워치를 구입했다. 갤럭시 워치 구입 후 알아낸건 불안한 마음이 들 때 시간이 흘러가는걸 보면 굉장히 초조해져서 미칠것같다는 것이다. 갤럭시 워치에 스트레스를 측정하는 기능이 있는데, 스트레스가 심하면 심할수록 0%~100%로 점점 올라가는 숫자를 보고있으면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해서 가만히 있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체지방률, 심박수, 스트레스 수치 등을 측정할때는 천장을 보고 쟀다.


8월 14일

어디가도 검사결과는 정상이라고 하는데 나는 아팠다. 분명 문제는 있는데 원인을 모르는게 답답해서 유전자 검사와 장내미생물검사를 해봤다. 딱히 내 병에는 도움이 되진 않았다. 다이어트 필요한사람들이 한 번 해보면 좋을 것 같다. 



8월 22일

출국하는 날이었다. 설거지 거리 만들지 않으려고 김밥천국에서 포장해온 김밥, 라면, 먹다가 남은 치킨을 데워서 먹었다. 그리고 공항에 갈 준비를 하는데 한쪽 혀가 계속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처음 겪는 일이었다. 이러다가 기도까지 부어서 출국하지못하나 걱정이 되었다. 발음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까지 되자 항히스타민제와 소염제를 한알씩 먹었다. 비행기에 탑승할 때까지 부어있다가 비행기 타고 가는 중에 서서히 붓기가 빠졌다. 추후에 알레르기내과에서 이게 혈관부종이었다고 말씀해주셨다. 이후에도 한번은 게를 먹고, 한 번은 알수없는 이유로 입 안이 붓기도 했다.



8월 23일 ~ 25일

대만을 다녀왔다. 대만을 가게된 이유는 간단하다. 자꾸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나도모르게 계속 타지역의 호텔을 보거나 스카이스캐너에서 비행기를 계속 검색했다. 9월 12박 13일 오사카 여행도 모두 예약된 상태였으므로 단순히 여행을 가고싶어서가 아니다. 심지어 대만행 비행기를 끊었음에도 계속해서 타지역의 호텔을 보거나 스카이스캐너에서 비행기를 계속 검색했다. 중간에 나트랑도 한번 갔다올 뻔했는데 남편 휴가가 모자라서 못갔다. 


 생각해보면 이때가 [리보트릴]을 1/2정 2주정도 먹다가 괜찮아져서 단약을 했는데 금단현상때문에 약먹기 전보다 2배 더 힘들었었다. [리보트릴]은 장기복용이 안되는 약이라 최대한 안먹고 싶어서 겨우 잠만 잘 수 있을 정도로 1/4알을 먹기 시작했는데 적은 용량으로도 어떻게 살아보려는 의지를 가지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었다. 거의 매일 밤 1/4알 하나만 더 먹고 자고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언젠가 끊어야함을 알기에 버텼다. 1/4알로는 제시간에 자기는 조금 힘들고 침대위에서 한참을 뒤척거린 후에 잠들 수 있었고 낮에도 이따금 불안하다고 느끼면 심장이 쿵쾅거리고 코가 막혀서 숨쉬기가 힘들었다. 


 이때 정신과를 가야하는것이 아닌가 생각이들었다. 계속 불안하고 초조하고 긴장된 마음과 느낌이 들지만 내 모든 상황은 너무 편안했다. 살아온 인생중 가장 좋은 집에서 맛있는거 잘먹고 안정되소 좋아하는 일을 하는 내가 불안감을 느끼는게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9월 3일

대만에 다녀온 후 우울했다. 나는 정말 우울이나 불안을 느낄만한 일이 없고, 걱정도 없고, 작고 귀여운 내 삶에 너무나 만족하고 잘 살고있는데 뭔가를 할 수가 없다는게 우울했다. 23년에 발목수술을 했을때도 나는 멀쩡한데 다리가 아파서 한달이나 스스로 움직이지 못할때 우울했다. 급하게 신경과를 다시 예약했다. 신경과방문을 기다리는 내내 누가 콕 찌르면 눈물이 왈칵 나올 수 있는 상태로 살았다. 

 의사선생님은 [리보트릴]을 1/4알에서 1/2알로 용량을 늘려줄지 물어보셨다. 나는 장기복용이 안되는 약임을 알고 있었고 결국 [항우울제]를 받아왔다. 부작용으로 속이 울렁거린다더니 한알만 먹었는데 속이 매스껍고 울렁거렸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항우울제를 먹어가며 일해야할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직원을 해고하기로 했다. 



9월 4일

 내게 어떻게 이런 사람이 와서 함께 일할 수 있을까?라는 감사함을 가질만큼 척척 잘 맞았던 분이었다. 취직하고 일하는 내내 내 몸상태가 안좋은걸 알아서 해고를 수긍해주셨다. 그날일찍 가셨는데 그리고 몇시간뒤 배가 아프터니 설사를 하기 시작했다. 변비가 없어졌다. 왠지 변비에 좋다는걸 다 먹고있는데 계속 변비더라니 그냥 몸이 긴장하고 있어서 그런거였다. 우울감은 없어지고 같은 [리보트릴] 1/4알 이지만 전보다 좀 더 잘자게 되었다. 직원분껜 죄송했지만 몸이 훨씬 가벼워졌다. 



9월 6일

여전히 약을 먹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이 썩 내키진 않았지만 그래도 1/4알로 조절된다는 사실이 기뻐서 찍어놓은 사진이다.



9월 12일~24일

오사카를 갔다. 놀라운 사실은 여행동안 약을 먹지않아도 잘 잤다는 것이다. 실컷 놀다가 저녁에 밥먹고 술먹고 잠오길래 약을 안먹고 자보고 싶어서 잤는데 잘자더라. 스트레스가 그냥 스트레스가 아니라 '기시히를 잘 운영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토를 갔을 때였다. 한 관광지를 가기위해 새벽에 5시에 일어나기로하고 눈을 감았다. 5시에 일어나야한다고 생각하니 잠이 오지 않았다. [리보트릴] 1/4알을 먹고 다시 눈을감았고 잠이오지 않았다. 병원에서 추가로 처방해준 [서카딘서방정] 멜라토닌을 깨물어서 삼키고 다시 눈을감았는데도 잠이 오지 않았다. 결국 3시에 자서 깊게 잠들지 못하고 6시에 일어나서 관광지로 향했다. 나는 몇시에 일어나야한다고 생각하면 심하게 긴장해서 잠을 자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상시간을 정하고 나면 아예잠들지 못한게 1년이 넘었다. 그래서 한국에와서 기상알람을 꺼버렸고, 잘때까지 잤다. 


9월 26일

저녁에 김치찌개랑 스팸이랑 밥먹고 12시에 자려고 누웠는데 가려워서 잠을 못자다가 1시 20분이 되어 약먹으러 나갔다가 거울보니 양쪽 겨드랑이부터 엉덩이 밑까지 두드러기가 엄청 올라와있었다. 2024년 중 두드러기가 제일 심했던 날.



10월 18일

올해 알 수 없는 알러지로 눈을 많이 비벼서인지, 아니면 신경과 약 부작용인지 눈부심이 너무너무 심했다. 게다가 약부작용인지 가끔 출근하면 앞에 흐릿하게 보이기도 했다. 멋이 아니라 생존물품으로 선글라스 끼고 다녔다. 아마도 대구에서 가장 큰 것 같은 안과를 가서 생전 처음해보는 온갖 검사를 받았는데 검사 결과는 정상이었다. 눈에 문제는 없다니 그냥 선글라스 끼고 다닐 수 밖에...



11월 2일

홍게를 먹고나서 눈이 팅팅 붓기 시작했다. 항히스타민제, 항히스타민 안약을 넣어서 저정도였다. 목 뒤까지 두드러기가 올라왔다. 눈은 다음날 아침까지 부어있었다. 이 후로도 컨디션에 따라 새우 알러지가 있는 날도 있고 없는 날도 있었다.



11월 8일

신경과 갔다가 약받고 옆에있는 스타벅스에서 오랜만에 디카페인 라떼를 마셨다. 이게 커피 끊고 한 1~2주만에 마시는 커피였다. 식사와 상관없이 커피를 마시면 심장이 쿵쾅쿵쾅뛰고 코가 조금 막히고 밤에 잠도 잘 못잔다는 사실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커피를 끊었다. 재택근무를 하려다가도 사무실의 커피맛이 생각나서 매일 출근하던 나였다. 잠을 잘 자고 이땐 거의 쉬고 있었기에 낮에 졸리진 않았다. 나의 기호식품이 하나 사라졌을 뿐. 


술은 약을 끊는 순간까지 끊지 않았다. 평일엔 고된일이 없으니 맥주마실일이 없었고, 금요일과 토요일정도는 가볍게 마셨다. 나처럼 자율신경계가 망가진사람들은 술도 끊으라고 하지만 그 조금의 즐거움도 없다면 사는 재미가 너무 없을 것같아서 마셨다. 



11월 15일

왠지 두피마사지기 사서 머리 살살 마사지하면 자율신경 균형을 맞추는데 쓸모있을 것 같아서 샀는데 아무 효과없었다. 



11월 21일

대용량 세리티진, 멜라토닌, 디펜히드라민 염산염이 도착했다. 나는 독시라민숙산염 수면유도제를 먹으면 아침에 일어나는게 너-무 힘들고, 디펜히드라민염산염으로 된 수면유도제를 먹으면 잠이 잘오고 아침에 일어날때도 깔끔한데 좀 비싸다. 한국 약국에서 슬리펠정이라는 수면유도제를 20정 5천원주고 먹었는데 커클랜드껄 샀더니 600알에 9천원..! 11월 초부터 계속 수면유도제 11시 30분에 먹고 12시에 자려고 노력하고 그 쯤 자니 몸이 좋아지기도 했다.



11월 29일

잠은 수면유도제 먹고 잘 잤다. 꼭 한번은 깨고, 나올것도없는데 화장실가고싶은건 여전했지만. 질은 낮아도 양을 9시간으로 늘렸기때문에 컨디션이 좋았다. 그래서 14개월이나 비충혈제거제 없이 못잔 코를 고치고 싶어서 대학병원을 다시 예약해서 방문했다. 6월에 한 지연성알러지검사도 진드기와 고양이 말고는 알러지유발물질이 없다고하고 IGE를 포함한 모든 피검사가 정상으로 나왔다. [씨잘정], [펙소나딘정]이라는 항히스타민제와 [딜라스틴]이라는 항히스타민제가 섞인 나잘스프레이를 처방받았다. 효과는 꽤 좋았지만 70% 밖에 안되었다.



 

12월 16일

 앞의 기록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고 7월 부터의 기록을 보면 몸무게가 점점 늘어나서 생전 보지도 못한 앞자리 7을 찍었다. 지금이 살면서 가장 뚱뚱한 순간이다. 많이먹은게 아니다. 4월부터 알러지 증상이 심해져서 음식을 가려먹었고, 밖에 나가면 너무너무 피곤해져서 외식도 거의 안&못했다. 배달음식 시켜먹지도 않고 오롯이 집밥만 먹었는데, 소화도 안되서 식사량 반 밖에 못먹었는데 찐거다. 2023년은 3월부터 왼쪽발목 골연골염때문에 못움직이고 먹어서 쪘고, 2024년은 덜먹고 움직여도 쪘다. 자율신경 항진때문에 오전 10시에 운동해도 밤까지 심장이 두근거려서 운동은 하지도 못했다.

 이날부터 무탄에 가까운 키토식을 해보기로 했다. 처음 5일은 몸에 알러지반응이 싹 없어지고 몸무게가 계속 빠지고 붓기가 줄어들어서 아마도 혈당때문에 몸에 문제가 더 많았다고 생각했다. 허나 6일차부터는 몸무게가 다시 늘고 붓기 시작했다. 더 식단을 타이트하게 줄였는데도 1월 6일 공복혈당이 105가나와서 화가났다. 공복에 로잉머신을 중강도로 1시간을 당겼는데 혈당이 오히려 109로 올라서 몸에 뭐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이 공복혈당때문에 chat-GPT와 대화하다가 부신기능이 저하되었을 수도 있다는 가설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1월 6일부터 탄수화물을 50g정도 챙겨먹으니 몸무게가 줄더라. 




12월 21일

 11월에 처방해준 새로운 항히스타민제 [씨잘정]는 효과는 있었지만 12월 초 5박 6일 오사카 여행에서는 2알을 먹어도 효과가 없었다. [딜라스틴 나잘스프레이]는 코가 뚫리긴하지만 오트리빈없이 잘 정도는 아니라고 했더니 약을 엄-청 많고 다양하게 내주셨다. 


 신경병 얻고나서 일부약은 먹으면 심장이 두근두근거려서 그 많은 약들중에 한 알씩 먼저 먹어봤고, 최종적으로  [아디팜정] + [씨잘정] + [삼아케토티펜정] 조합으로 먹게되었다. 3일정도 지나고부터 밤마다 막히던 코가 뻥 뚫리기 시작했다. 약때문인지 탄수화물을 끊은 덕인지는 그 둘의 조합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해결될것같지않던 병이 해결되었다! 14개월 만이었다.



12월 27일

12월 오사카를 다녀온후부터 신경과약 [리보트릴] 1/4알을 가위로 모퉁이를 조금씩 깎아버린후 복용했다. 대학병원 다녀온 후로는 1/4알마저 1/8로 쪼개서 먹었다. 12월 27일에 리코타치즈에 토마토랑 올리브랑 올리브유랑 발사믹 글레이즈 뿌려서 일본에서 사온 소주 3잔 먹고 알딸딸하길래 그냥 약 안먹고 자봤다. [리보트릴]약을 줄이는 12월 내내 자기 전 심장 두근거림은 해결이 안되어서 [인데놀정]이라는 약을 1/4정 먹고 잤었는데 대학병원에서 새로 받아온 약때문인지 탄수화물을 끊은 덕인지는 그 둘의 조합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밤마다 이유없이 쿵쾅거리던 심장이 잔잔하게 뛰었고, 그래서 약을 끊었는데 끊어지더라. 

7월에 한 번 약 끊었다가 금단현상으로 정말 힘들었었는데 이번엔 정말 몸이 괜찮은지 끊는데 성공했다. 25년까진 신경병이 계속되질 않기 원했는데 잘되었다! 



12월 31일

하지만 약을 끊었음에도 나아지지 않는 눈부심. 패딩 왼쪽주머니에서 빼지도 않는 선글라스 케이스. 롱패딩에 선글라스끼고 엘리베이터 탔다가 아기도 하나 울리고 아저씨도 계속 뒤돌아 봤지만 나는 당당하니rrㅏ ~~ 

 신경과에서 제 병명은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율신경 실조증은 아니라고 하셨고, 자율신경이 불균형한건 맞다고 해주셨습니다. 확인된건 여기까지고요. 2025년이 되어보니 부신이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엔 기능의학과를 가보기로 했습다. 신경과 약은 끊고 몸은 안정된 편이지만 끝난게 아닙니다. 


 저의 전조증상은 기시히를 시작 한 후부터 시작되었는데요. 자다가 꼭 한번 이상 깨는 것이었습니다. 2024년부터 자다가 2번 이상 깨기 시작했고요. 잠을 제대로 못자니 아침에 일어나는게 고역이었습니다. 비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출근을 했고, 점점 낮에 컨디션이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 집중력이 매우 떨어지는 것도 있었고요. 갑자기 음식에 알러지가 생기고, 음식을먹으면 코가 막히면서 호흡이 곤란해져서 꼼짝할 수 없는 상태에 다다르고서야 신경과에 갔습니다. 이미 나빠질만큼 나빠지고 방문했고, 약에 중독되지 않기 위해서 아주 저용량만 쓰다보니 잠은 어떻게 잤지만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거나, 점심먹고 알러지 반응이 온다던가, 집중력이 흐리고, 피곤하고, 힘이 빠지고, 관절이 아프고, 호흡곤란 등의 증상은 여젼했지요. 약으론 증상을 완화해주기만 할 뿐이고요.

 올해 어떤날은 정확히 기억하는데요. 7번을 깼습니다. 왜냐면 거실화장실 맞은편에 있는 전자레인지에 시계가 나오거든요. 그래서 세어봤습니다. 당연히 제대로 못잤지만 저는 계속 교감신경이 항진되어있는 상태라 그런지 낮에 그렇게 졸리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잠을 제대로 못잤다고 해서 다음날은 일찍 자거나 푹 잘 수 있는 것도 아니지요. 11월쯤부터 수면유도제를 매일 복용하면서 수면 시간을 맞추는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9월까진 장이 안움직여서 소화도안되고 변비도 왔습니다. 원래 야채 좋아해서 야채많이먹고 밥에 병아리콩, 현미 다 섞어먹었습니다. 그냥 장이 안움직이니까 뭘 먹어도 소화가 안되었어요. 살면서 고구마 세 입먹고 배부르고 물린다는 생각이 든건 처음이었습니다. 12시에 고구마 하나를 겨우 먹고 3시가 되면 배고파서 고구마하나 먹고 저녁되면 밥 반공기에 반찬 조금 먹을 정도로 소화가 안되었어요. 그래서 DAO효소와 글루텐, 단백질 효소 등도 사먹었습니다. 장이 안움직이니 변비도 심해서 심할때는 일주일에 1알 이상의변비약을 먹기도 했지요. 변비는 직원을 내보낸 후에 해결되었습니다. 긴장이 풀리는지 해고 당일에 설사를 하더니 그 후부터 정상적으로 배변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몸이 기장했고, 교감신경 항진의 문제였지요. 

 공식적으로 집먼지와 고양이 털 외로는 알러지가 없습니다. MAST검사, IGE검사, 피부 단자 검사 결과입니다. 하지만 4월 거의 대부분의 음식들을 먹으면 알러지가 생긴다는 것을 인지했고요. 그런데 이것도 컨디션에 따라 알러지가 올라올 수도, 안올라올수도 있어서 그냥 먹고 알러지 반응이 없기를 기도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알러지 반응도 다양했지요. 코막히는 것은 기본에다가 심할땐 눈이 엄청 간지러웠고, 입안이 붓거나 몸통에 두드러기가 올라왔습니다. 심할땐 목뒤, 팔, 무릎까지 두드러기가 내려왔지요. 거의 반기절하기도 했습니다. 잠은 못들고 그냥 눈감고 '아이고' 소리를내며 누워있는거 말이죠. 이 모든 증상의 특징은 항히스타민제로는 잘 가라앉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학병원을 다니며 아주 다양한 항히스타민제를 처방받았고 그 중에서 효과가 있었던 항히스타민제 2알과 비만세포안정제 1알을 매일 먹습니다.

 이 외로 목부터 발가락 까지의 관절통증, 심한 눈부심, 잦은 이명 등의 증상도 있었습니다. 

 병원다니며 약만 먹은건 아닙니다. 운동도 했는데요. 운동은 교감신경을 더 항진시킨다는 것을 알고 끊었습니다. 오전 10시에 운동을 해도 조금만 무리하면 밤에 잠을 못자더군요. 명상, 요가, 복식호흡도 했는데요 몸소 느껴지는 효과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특히나 저는 교감신경항진일 때 복식호흡을 하면 더 숨쉬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마지막 방법, 절실한 마음으로 영양제를 엄청 사먹었습니다. 6월 28일 신경과에 다녀오고 이게 병이라는걸 알고 병을 고치려고 그 이후부터 아주 많은 보충제를 사먹었지요. 신경안정과 알레르기 완화에 좋다는건 죄대 사먹었습니다. 특히나 7월 4일이 잠을 못자는 스스로에게 화가나서 쿠팡에서 살 수 있는 보충제 종류는 다 산날인데요. 지나고보면 7월 4일에 구매한 것들 중 수면에 도움이 되는 보충제는 없었습니다. 아주 많이 먹을때는 하루에 20알 정도되는 보충제를 먹었습니다. 계산해보니 하루에 보충제만 5천원치 먹고 있더라고요. 먹지않는것보다 먹는것이 낫다고는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지만 모든 보충제가 자랑하는 효능이 다 나타나진 않았습니다. 


 딱 하나 끊을 수 없는 보충제가 있다면 마그네슘입니다. 여러종류의 마그네슘을 매일매일 하루도 빼먹지 않고 먹고있고, 효과가 꽤 좋습니다. 어렸을때부터 눈떨림이 심해서 마그네슘을 계속 먹었었는데 몸에서 마그네슘 흡수가 잘 안되거나, 사용량이 많거나 그런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비타민D와 칼슘이 함께 들어있는 산화마그네슘, 글리시네이트 마그네슘, 아스파테이트 마그네슘, 트레오네이트 마그네슘 4가지를 현재 먹고 있는데요. 말레이트 마그네슘도 집으로 오고 있는 중 입니다. 합성형태를 잘 비교해보고 마그네슘 구입하기를 권장드립니다!



 어쨋든 저는 2024년에 티 하나도 안나게 많이 아팠고요. 다 나은줄 알았는데 2025년 일주일 더 살아보니 다 나은게 아니었습니다. 컨디션으로 따진다면 2023년 겨울쯤 정도가 되겠네요. 아직 아픈게 끝난게아니라 2025년에 병원다니는 기록도 아래에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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