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기시히의 디자이너 이름은 '김승희'입니다. 디자이너 브랜드라면 디자이너의 이름을 딴 브랜드 이름을 지어야 한다는 고집은 있었지만 영어는 못해서 한국어로 'ㄱㅅㅎ'라고 지었습니다. 전 '기역시옷히읗'이라고 불렀으나 주변에서 마음대로 '기시히'로 줄여서 부르던 것이 기시히가 되었습니다.
기시히 로고의 지그재그 모양은 ' ㄱㅅㅎ'를 단순화한 것입니다. 'ㅎ'은 가방에 수놓았습니다.
The designer's name of the brand KISIHI is '김승희' in Korean and 'kimseunghee' in English. When reduced to only its consonants, it becomes 'KSH', pronounced as 'kay, ess, aitch'. Similarly, when extracting only the consonants from the Korean name '김승희', you get 'ㄱㅅㅎ', which in Korean is pronounced as 'kiyeok, siot, hieut'. This was shortened to form the brand name KISIHI.
The zigzag shape of the KISIHI logo is a simplification of 'ㄱㅅㅎ'. The missing circle from 'ㅎ' is represented by a flower-shaped drawing that is engraved on the bags.
기시히는 2013년, 버리기 아까워 모아두었던 청바지를 잘라 천가방을 만들면서 시작해, 2020년 9월부터, “패션은 너무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낸다.”는 생각아래 본격적으로 상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기시히는 청바지를 사용해 가방을 만듭니다. 청바지를 뜯어서 가방을 만드는 이유를 분명하게 적어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기시히는 업사이클링을 위해 청바지를 뜯어 가방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브랜드가 아니라, 원래 청바지 뜯어서 가방만드는걸 좋아하는데 우연히 업사이클링이 유행하는 시대가 왔을 뿐입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청바지마다 색도, 주머니 크기도, 라벨도, 실 색도, 워싱도 각각 다른 것은 청바지의 독특한 요소입니다. 또, 언제든 돈만 있으면 원단을 바로바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청바지 한 벌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가방을 만드는것은 매우 곤란하지만 재미있습니다. 똑같은 원단을 더 구할 수 없으니 가위질에 신중해야합니다. 바지를 어떻게 잇느냐에 따라 가방의 결과 색이 다르게 나옵니다. 똑같은 바지가 없으니 똑같은 가방을 만들 수 없어 매 가방을 만들 때마다 새 가방을 만드는 기분이 듭니다. 이런 복합적인 요소들이 청바지로 가방을 만드는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시히로 해내는 일들을 좋아합니다.
패션은 여전히 사치입니다. 굳이 공급이 더 필요없는 시장에 내 마음대로 생산하고 공급 해도 될까?라는 생각을 오래해왔는데요. 오랜 고민 끝에 결론을 내렸습니다. 해도 된다고요. 사람들의 욕심은 끝이 없고, 계속해서 새로운 옷과 가방과 신발을 원합니다. 저도 왠지 계절이 바뀌면 한 벌은 사야할 것 같은 조바심에 각종 온라인 편집샵을 뒤지곤합니다. 고르고 구매하는 순간의 재미와 옷장의 풍요를 즐기기 위함이랄까요. 그런 용도라면, 이왕 소비할 때 친환경, 지속가능한, 업사이클링 상품을 소비하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자리에 기시히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