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쓰레기 도로 가져가세요.


질문 : 업사이클 브랜드의 쓰레기는 어디로 갈까? 



 업사이클링은 선의의 거짓말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업사이클링 상품을 마치 문제의 해결방안처럼 내놓아 소비자의 소비를 멈출 수 없게 만듭니다. 습관적 소비에서 가장 많은 쓰레기가 나옵니다. 오만때만 브랜드에서 지속가능한 이라는 단어를 내세워 업사이클링 제품을 내어놓습니다. 지속가능한 패션이란, 기업의 지속가능한 매출을 위한 상품이 아닐까요?  저도 매출을 올리기 위해 멀쩡한 바지를 보내주셔도 뜯어서 가방으로 만들어드리기 때문에 낯부끄럽습니다만, 그런생각을 하곤 있습니다. 


 '업사이클링 브랜드의 쓰레기는 어디로 갈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시히에서는 손바닥 이상사이즈는 컵홀더 만드는데 사용하고, 손바닥 이하 사이즈는 쓰레기로 분류됩니다. 손바닥 이하 사이즈의 자투리는 버려도 괜찮은걸까요? 업사이클링을 내세우며 환경친화적인 이미지를 얻은 브랜드에서 업사이클링하고 남은 자투리를 버리는것은 떳떳한 일일까요? 수거한 쓰레기의 많은 부분을 새로운 상품으로 재탄생 시켜 수명을 조금 늘려 환경보호에 일조했기 때문에, 남은 자투리를 버리는 것은 그럴 수 있는 이해가능한 일일까요? 쓰레기를 몇%이상 활용해야 업사이클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걸까요? 상품에는 몇%이상 쓰레기가 포함되어야 업사이클링 상품으로 분류할 수 있는걸까요?


 기시히의 쓰레기 도로 가져가세요는 청바지 업사이클링으로 주목받는 기시히에서 청바지 자투리를 쓰레기 봉투에 버리는 것이 옳지않다는 생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업사이클링에서 과정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직접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업사이클링의 이면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소재를 녹이지 않고 잘라서 이어붙이는 업사이클링만을 포함합니다. 보내주신 쓰레기는 도로 가져가주세요. 저는 이것들을 여러분들의 눈앞에 내놓으면서 죄책감을 덜어낼것입니다. 

 작업을 하면서 생긴 조금 큰 자투리는 다리미대 밑에있는 큰 박스에, 작은 자투리는 큰 종이봉투에 넣습니다. 박스에 모아놓은 원단 자투리들은 날을 잡고 바닥에 쏟아부은 후 (1)길게 이을 수 있는 긴 자투리 (2) 삼각형이나 꽃을 자를 수 있는 넓은 자투리 (3) 못쓰는 자투리로 분류합니다. 길게 이을 수 있는 긴 자투리는 길게 이어 끈 형태로 만듭니다. 이는 넓게 엮은 쓰레기 같은 작품을 만드는데에 사용합니다. 넓은 자투리는 삼각형으로 제작한 철형으로 재단해 상품이나 작품에 이용합니다. 삼각형패치가 이어진 제품들은 모두 이런 자투리를 모아 제작되기 때문에 알록달록합니다. 삼각형으로 재단하고 남은 자투리와 못쓰는 자투리는 마지막으로 큰 종이봉투에 넣습니다. 종이봉투에는 다시 사용하기 힘든 작은자투리들을 넣어서 모읍니다. 이 자투리는 영상과 같이 작품의 내부 충전재로 사용됩니다. 쓰레기로 작업하는 다양한 모습은 유튜브에서 더 보실 수 있습니다. 

쓰레기 처리 목록 


1. 묵직한 쓰레기는 청바지의 허리부분을 엮고 그 안을 가방만들면서 나온 봉제쓰레기로 채웠습니다. 2021 07, 22X22X22, 3.2kg. 

2. 엮은 쓰레기 덩어리는 가방만들고 남은 청바지 자투리를 길게 이어 엮고 그 안을 봉제쓰레기로 채웠습니다. 2021 08, 20X20X40, 3.4kg. 

3. 허리 엮은 의자는 2021년 초부터 모은 청바지의 허리부분을 엮어 의자에 덮어씌웠습니다. 2021 08, 40X40X80, 5.4kg.

4. 넓게 엮은 쓰레기는 기시히에 입고된 스키니진과 봉제쓰레기를 길게 자르고 이어 엮었습니다. 2021 10, 지름 160cm, 11kg. 

5. 엮고 채운 빈백은 청바지의 허리부분을 엮어 그 안을 봉제쓰레기로 채웠습니다. 2022 02, 55X65X90, 16kg.

6. 잇고 채운 덩어리는 자투리 원단을 삼각형으로 자르고 이어붙여 속을 100% 자투리 원단로 채워넣었습니다. 2022 03, 33X33X20, 2.5kg.

7. 잇고 채운 구는 삼각형으로 자른 자투리 원단 180개를 이어 붙이고 속을 봉제쓰레기로 채웠습니다. 2022 03, 지름 45cm, 15kg.

8. 4X4 사면체는 삼각형으로 자른 자투리 원단 16개를 잇고 속을 봉제쓰레기로 채웠습니다. 


온라인에서 볼 때

 온라인에서 보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넓게 엮은 쓰레기는 실제로 보면 굉장히 크고 무겁고 시선을 끌어당기지만 모니터상에서는 겨우 손바닥 반만한 사이즈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온라인 페이지를 만드는 이유는 기시히는 온라인 중심으로 활동하고있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엔 진출하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현 페이지를 미리보기라고 생각해주시고, 기시히의 미래를 밝게 보고 응원해주세요. 23년 여름쯤 대구에서 오프라인 전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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